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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청년고용정책 변화 (프리터, 정규직전환, 정책과제)

by camperjay 2026. 1. 14.

취업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일본 청년의 모습

 

청년고용 문제는 일본과 한국 모두 오랜 기간 고민해 온 사회적 과제입니다. 특히 일본은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 이후, 이른바 ‘프리터’(Freeter)로 대표되는 불안정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고, 이후 20여 년에 걸쳐 다양한 고용정책의 변화를 시도해 왔습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청년층의 정규직 전환과 직업훈련 확대를 중심으로 청년고용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청년정책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본 글에서는 일본 청년고용 정책의 변화를 ‘프리터 문제의 배경과 대응’, ‘정규직 전환 정책과 고용안정’, ‘한국 청년정책에 주는 시사점’ 3가지 핵심 키워드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프리터 현상의 배경과 일본 정부의 초기 대응

‘프리터(Freeter)’는 ‘프리 아르바이터(Free Arbeiter)’의 줄임말로, 정규직이 아닌 파트타임·단기계약직 등 비정규직으로 장기간 일하는 청년층을 지칭하는 일본식 조어입니다. 이 용어는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경제불황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정규직 채용이 줄어든 상황 속에서 많은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찾지 못하고 비정규직 노동시장에 머무는 현상을 반영합니다.

프리터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취업 기회의 부족, 고용 불안정성 심화, 그리고 기업 중심의 폐쇄적 고용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졸업 직후 안정적인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은 이후에도 정규직 진입이 어려워지는 ‘취업 경로 고착화’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청년층을 위한 직업상담, 취업알선,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젊은이 자립지원 플랜’, ‘Hello Work for Youth’(청년 전용 고용센터) 등의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또한 고등학교·대학교 졸업자에 대한 채용 연계 강화, 구직촉진수당 지원, 프리터에서 정규직으로 전환 시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대책을 시행해 왔습니다. 이 초기 대응들은 완전한 해법은 아니었지만, 청년고용 문제를 공공정책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규직 전환 중심의 청년고용정책 변화

2000년대 후반 이후 일본 정부는 비정규직 청년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보다 직접적인 정책들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가 ‘청년채용촉진법’(2015년 제정)입니다. 이 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 대해 청년 채용 및 정착을 위한 행동계획 수립과 공표를 의무화하고, 정부가 인증한 청년 친화 기업에게는 공공조달, 금융지원,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합니다.

또한 청년층 대상 직업훈련 강화와 ‘기술 습득 지원제도’를 통해 청년들이 실무 중심의 훈련을 받고 기업과의 매칭을 통해 정규직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특히 제조업, IT, 간호·복지 등 인력 부족이 심한 분야에서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한 산학연계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었습니다.

고용노동청 산하 기관은 정규직 채용률이 높은 중소기업 정보를 청년에게 제공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에는 ‘좋은 일자리 기업 인증’을 부여하여 취업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려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010년대 후반부터 일본 청년 실업률은 점차 하락세를 보였으며, 2020년 코로나19 이전 기준으로 3% 이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여전히 대기업 중심, 남성 청년 중심으로 설계된 한계가 있으며, 여성 청년, 저학력 청년, 외국인 청년 등 취약 계층에 대한 별도의 접근 전략은 부족하다는 평가도 함께 존재합니다. 이 점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청년정책의 포괄성과 다양성이 앞으로의 과제가 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한국 청년고용정책에 주는 시사점

한국 역시 청년고용 불안정, 비정규직 문제, 노동시장 진입 장벽 등의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일본과 유사한 구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졸업 직후 구직에 실패한 청년이 이후 장기 공백기로 이어지는 ‘첫 단추 실패’ 문제는 한국에서도 매우 심각한 현실입니다. 일본이 프리터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보고 대응체계를 구축해 온 과정은 한국에게도 중요한 정책 참고 사례가 됩니다.

첫째, 일본처럼 청년고용 문제를 별도의 법률 체계와 예산 기반 위에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한국의 청년정책은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여러 부처 간 협업 구조가 약하고, 정규직 전환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정책은 아직 미비합니다.

둘째, 청년을 위한 맞춤형 고용센터 확대와 함께, 청년 전용 직업훈련, 진로상담, 심리지원 등을 결합한 통합적 지원 서비스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일본의 ‘Hello Work Youth’ 모델처럼 지역 거점 기반으로 운영되는 청년 고용지원 기관은 접근성과 체감효과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셋째, 중소기업 및 비수도권 지역 기업에 대한 청년 고용 인센티브를 강화하여, 청년이 대도시·대기업 외의 고용 경로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동시에 고용 질 관리 시스템을 통해 청년이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일본의 청년고용정책 변화는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개입과 제도화의 힘을 보여줍니다. 한국도 청년 고용을 단순한 취업률이 아닌, ‘지속 가능한 경력 형성’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정책을 설계해야 할 시점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책이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