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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청년예술정책 (문화패스, 창작지원, 지역연계)

by camperjay 2026. 1. 15.

클라리넷 연주를 하고 있는 청년의 모습

 

문화예술은 한 사회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분야이며, 청년은 그 안에서 창의성과 표현력을 실현하는 주체입니다. 그러나 창작 활동은 시간, 자원, 공간, 네트워크가 필요한 과정이기에 경제적 기반이 약한 청년들에게는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합니다. 프랑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청년층을 위한 체계적인 문화예술 지원정책을 오랜 기간 운영해 왔으며,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예술참여 활성화, 사회 통합, 지역문화 균형 발전까지 연계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청년문화예술 정책 사례를 ‘문화패스 제도’, ‘청년 창작자 직접 지원’, ‘지역기반 문화예술 연계’ 3가지 핵심 축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한국 청년문화정책에 시사점을 도출해 봅니다.

 

 

청년의 문화접근권 보장을 위한 문화패스 제도

프랑스 정부는 18세 청년에게 문화활동을 위한 직접 지원금인 ‘문화패스(Pass Culture)’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프랑스 전역의 청년들이 경제적 여건과 상관없이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취지로 2019년부터 본격 도입되었습니다. 대상자는 만 18세 청년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300유로 상당의 문화 예산을 부여받습니다.

청년은 해당 예산을 공연 관람, 영화 티켓, 서적 구매, 악기 및 미술 재료 구입, 박물관 입장권, 예술 관련 워크숍 수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내용은 국가 문화부가 간접적으로 추적하여 문화 참여 확산 효과를 분석합니다. 이 제도는 단순한 바우처가 아닌, 청년의 ‘문화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문화패스는 단순 소비 장려가 아니라 문화 소비자가 예술 창작자로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로 설계돼 있습니다. 초기에는 일회성 지급이었으나, 최근에는 만 15~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와 연계해 점진적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습니다. 청년 시기의 다양한 문화 경험이 창작의 기반이 된다는 철학이 담겨 있으며, 정책의 수혜자는 수백만 명에 이릅니다.

한국도 청년문화패스 형태의 바우처 제도를 지자체 중심으로 시도하고 있으나, 프랑스처럼 국가 차원의 일괄적·보편적 시스템으로 확대할 경우 문화 접근 불균형 해소에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청년 예술가를 위한 창작지원과 진입 장벽 완화

프랑스는 청년 예술가의 창작활동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직접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부 산하 ‘청년 창작자 펀드’는 만 18~30세의 젊은 예술인을 대상으로 창작비, 발표비, 장비 구입, 워크숍 개최 등을 위한 재정을 지원합니다. 지원 분야는 시각예술, 음악, 문학, 무용, 디지털예술 등 전 장르에 걸쳐 있습니다.

이 제도는 기존 경력 중심 심사 방식에서 벗어나, 창작 아이디어의 참신성과 사회적 가치, 지역 기여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평가하며, 청년 예술인의 첫 발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특히 프랑스는 ‘경력 없는 예술인도 지원 가능’하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여, 활동 초기 청년들이 제도의 문턱을 쉽게 넘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는 공공 미술관, 시립극장, 국립예술학교 등과 연계해 청년 예술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창작 공간 및 숙식 제공)을 운영하며, 예술가가 안정적으로 창작에 몰입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합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역별 문화재단을 통해 다양한 공모사업을 주관하며, 청년 예술가에게 발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청년 예술인 창작지원사업이 문화재단, 지자체마다 상이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선정 기준이나 지원금 규모에서 일관성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프랑스처럼 국가 주도로 기준과 시스템을 통일하고, 경력 중심 선발 구조에서 벗어나 창작 가능성 중심의 지원 모델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연계된 청년문화예술 활성화 모델

프랑스 청년문화정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지역기반 문화분권’ 구조입니다. 문화부는 기본 방향만 제시하고, 실제 문화예술 지원과 실행은 지역 지방정부, 시립 문화기관, 지역 예술단체가 주도적으로 수행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 문화 생태계 안에서 청년 예술가가 활동하며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역 문화예술 교육 연계 프로그램’은 청년 예술인을 학교, 도서관, 커뮤니티 센터 등과 매칭하여 교육자 또는 프로젝트 리더로 활동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 청년은 단순 창작자가 아닌 지역의 문화활동가로 성장하며, 실제 수입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청년과 지역 간 연결 고리가 강화되어 정착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지역 축제나 문화행사에서도 청년 예술가에게 우선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기획부터 실행까지 함께 참여하게 함으로써 실전 경험을 제공합니다. 프랑스는 이를 ‘청년문화참여 루프 시스템’이라 부르며, 청년이 문화 소비자 → 창작자 → 기획자 → 리더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에서도 문화도시 사업, 지역문화재단을 통해 지역 기반 청년문화정책이 일부 시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서울·수도권 중심, 단기성과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랑스의 사례처럼 지역 거점 기관에 더 많은 자율성과 예산을 부여하고, 청년 예술가를 단기 수혜자가 아닌 문화 주체로서 함께 설계하는 구조 전환이 필요합니다.

 

 

프랑스의 청년문화예술 정책은 청년을 문화의 소비자가 아닌 주체로 키우기 위한 국가적 철학과 구조를 바탕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한국도 청년의 문화 접근권, 창작 기회, 지역 활동 기반을 강화하여 예술이 일상 속에서 실현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예산보다 방향, 숫자보다 철학입니다.